무기화학을 공부하다보면, 여러 위기들을 겪는다. 첫 번째 위기는 점군, 그 이후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 Tanabe-Sugano 도표도 그 중 하나인 듯 하다. 이 글에서 깊은 내용을 다루지는 않고, 시험에 필요한 것들을 간단히 정리하려 한다.
가장 먼저 항기호에 관해 알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항기호를 작성할 줄 안다는 가정 하에 진행하려 한다.
항기호도 헷갈리는 개념 중 하나이다. 금속이 리간드와 결합하지 않은 자유 이온 항과 리간드 장에서 배위화합물의 바닥상태를 표현하는 기약표현인 상태 항기호을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개념은 나중에 다뤄보기로 하고, 오늘은 Tanabe-Sugano 도표에 관해 알아보자.
이 글을 천천히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 임용 기출 중 쉬운 문제는 스스로 풀 수 있을 것이다.
Tanabe-Sugano 도표에 들어가기에 앞서 d^(n) 전자배치를 아래와 같이 두 그룹으로 나누려 한다.
d1, d4, d6, d9
d2, d3, d7, d8
d1, d4, d6, d9 전자 배치인 경우, 자유 금속의 바닥-상태 항 기호는 D이다.

d2, d3, d7, d8 전자 배치인 경우, 자유 금속의 바닥-상태 항 기호는 F이다.

cf) 보통 d2, d3, d7, d8 을 출제하기 때문에 잘 알아두도록 하자.
아, 시험에서 '자유 금속 이온의 바닥 상태의 항에 근거하여 바닥 상태의 축퇴도(미시상태의 수)'를 자주 물어본다. 이 축퇴도 = (2L+1)(2S+1) 로 구하면 된다.
배위화합물의 축퇴도의 경우에는 다르게 파악해야 한다. 전자배치에 의한 기호가 A라면 축퇴도 = 1, E라면 축퇴도 = 2, T라면 축퇴도 = 3이다.
그리고 정팔면체 화합물의 중심금속 d^(n)의 전자 배치 항 기호들이 상태 항 기호들로 갈라지는 패턴이 있는데, 이것도 문제를 빠르게 풀기 위해서 외워두는 것을 추천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F까지만!
d^(n) 전자 배치 항 기호 | 상태 항 기호들 |
S | A_(1g) |
P | T_(1g) |
D | E_(g) + T_(2g) |
F | A_(2g) + T_(1g) + T_(2g) |
참고로 전자 배치 항들이 여러 가지 배치 상태가 가능한데, 이 배치들이 에너지적으로 같지 않아서 갈라짐이 발생한다.
스핀 다중도의 경우, 자유 금속 항 기호의 스핀다중도가 리간드장에서도 그대로 보전된다. 이는 자유 금속 항 기호의 스핀다중도와 상태 항 기호들의 스핀 다중도가 일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 2S의 자유 금속 항 기호 → 2A_(1g)
전자 배치에 따라 항 기호들의 에너지 준위가 다르다. 이것도 외워두면 편하다. 외워두도록 하자. 위에서 나눈 그룹에서 하나씩, d1, d2만 잘 외워두면 나머지도 쉽게 외울 수 있다.
먼저 d1, d4, d6, d9 그룹부터 살펴보자.
이 그룹의 경우, 자유 금속의 바닥-상태 항 기호는 무엇이었을까?
공통적으로 D 항기호를 가졌다.
위의 표에서 D는 어떤 상태 항 기호들로 갈라질까?
Eg와 T2g였다.
d1을 제대로 외워두면 나머지 d4, d6, d9는 쉽게 외울 수 있다고 했으니, d1을 살펴보자.
d1을 정팔면체 장에 전자 배치를 해보자. 그러면 바닥 상태는 아래와 같은 전자 배치를 가질 것이다.

전자가 꼭 오른쪽 아래에 위치할 필요는 없지만, t2g에 위치할 것임은 알 수 있다.
이를 항 기호로 표현하면, T2g에 해당한다.
따라서 d1의 바닥-상태 항 기호는 2T_(2g)에 해당한다. (스핀 다중도도 고려해서 항기호를 적어보았다.)
위에서 d1의 항 기호는 Eg와 T2g로 갈라졌었는데, 바닥-상태 항 기호가 T2g이므로 Eg는 들뜬 상태에 해당할 것이다.
그러면 나머지 d4, d6, d9는 어떻게 구하느냐?
D | 바닥 상태 | 들뜬 상태 |
d1 | T2g | Eg |
d4 | Eg | T2g |
d6 | T2g | Eg |
d9 | Eg | T2g |
뭔가 규칙성이 느껴지지 않는가?
d1과 d4의 바닥 상태와 들뜬 상태의 항 기호가 반대다.
d4에서 d6로 갈 때에도, d6에서 d9으로 갈 때에도 반대로 뒤집힌다.
그래서 d1만 제대로 기억하면 된다고 한 것이다.
그러면 이제 다른 전자 배치 그룹인 d2, d3, d7, d8 을 알아보도록 하자.
이 그룹도 d2만 알아두면, 나머지는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이 그룹의 경우, 자유 금속의 바닥-상태 항 기호는 무엇이었을까?
공통적으로 F 항기호를 가졌다.
위에서 F는 어떤 상태 항 기호들로 갈라졌었을까?
A2g와 T1g, T2g였다.
d2을 정팔면체 장에 전자 배치를 해보자. 그러면 바닥 상태 항기호는 T1g를 가질 것이다.
d2의 들뜬 상태인 T2g와 A2g 중에서는 T2g가 더 안정하다. 대략 아래와 같은 에너지 준위를 갖는다.
― A2g
― T2g
― T1g
그렇다면 d2를 통해 나머지 d3, d7, d8의 전자 항 기호를 인출할 수 있도록 해보자.
F | 바닥 상태 | 들뜬 상태 | 기억해둘 것 | |
d2 | T1g (F) | T2g | A2g | T1g (P) |
d3 | A2g | T2g | T1g (F) | T1g (P) |
d7 | T1g (F) | T2g | A2g | T1g (P) |
d8 | A2g | T2g | T1g (F) | T1g (P) |
여기에서도 규칙성을 찾을 수 있는가?
에너지 준위가 중간인 T2g는 그대로 있고, 바닥 상태와 가장 높은 에너지 준위 상태가 뒤바뀐다.
d2에서 바닥 상태였던 T1g (F)가 d3로 가면 가장 높은 에너지 준위 상태가 된다는 의미다.
d2에서 d3로 갈 때, d3에서 d7으로 갈 때, d7에서 d8으로 갈 때마다 엇갈린다고 기억해두자.
아, T1g (P)는 P항에서 유래된 상태항으로, F항의 갈라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Tanabe-Sugano 도표에서 볼 수 있어서 넣어두었다. 참고로 눈치가 빠른 사람은 알아챘겠지만, T1g (F)의 (F)는 F항에서 유래했다는 의미이고, T1g (P)에서 (P)는 P항에서 유래했다는 의미이다.
지금까지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Tanabe-Sugano 도표를 해석해보자.
추가로 기억해둘 것은, 2S+1이 같은 항기호끼리 전자가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미즐러 책에 보면, 전자 전이가 가능한 항기호만 표시해둔 간결한 도표를 확인할 수 있다.

위 그림은 d2 Tanabe-Sugano 도표이다.
위에서 외운대로 d2의 바닥 상태는 T1g(F)인지 확인해보자.
위 그림에서는 g를 생략하였다.
바닥 상태 항기호(x축에 해당하는 녹색 선)인 T1g가 F항에서부터 뻗어나왔으므로 T1g(F)에 해당한다.
이 바닥 상태 항기호에서 전자 전이가 가능한 항기호를 찾아보자.
위에서 언급했듯이, 스핀다중도가 동일한 항기호로만 전자 전이가 가능하다.
우선, 3T1(F)에서 3T2(F), 3T1(P), 3A2(F)로 전자 전이가 가능하다.
정리해보면,
3T1(F) → 3T2(F) : ν1
3T1(F) → 3T1(P) : ν2
3T1(F) → 3A2(F) : ν3
이렇게 전이가 가능하다.
이 전자 전이는 3A2(F)와 3T1(P)가 교차한 후를 적은 것이다.
교차 전이라면
3T1(F) → 3T2(F) : ν1
3T1(F) → 3A2(F) : ν2
3T1(F) → 3T1(P) : ν3
이렇게 전이가 될 것이다.

위 그림은 d3 Tanabe-Sugano 도표이다.
위에서 외운대로 d3의 바닥 상태는 A2g인지 확인해보자.
위 그림에서도 g를 생략하였다.
바닥 상태 항기호(x축에 해당하는 노란색 선)인 A2g가 F항에서부터 뻗어나왔으므로 A2g(F)에 해당한다.
d3에서도 바닥 상태 항기호에서 전자 전이가 가능한 항기호를 찾아보자.
위에서 언급했듯이, 스핀다중도가 동일한 항기호로만 전자 전이가 가능하다.
우선, 4A2(F)에서 4T2(F), 4T1(F), 4T1(P)로 전자 전이가 가능하다.
정리해보면,
4A2(F) → 4T2(F) : ν1
4A2(F) → 4T1(F) : ν2
4A2(F) → 4T1(P) : ν3
이렇게 전이가 가능하다.
d3의 경우에는 전자 전이가 가능한 선끼리 교차하지 않는다.
어떤 전자 배치를 갖는지 알고 타나베-수가노 도표를 해석하는 연습을 했다.
실제 임용 시험에서는 Tanabe-Sugano 도표를 주면, 어떤 전자 배치를 갖는지 파악해야 한다.
아래의 도표들이 어떤 전자 배치인지 파악해보자.
보통은 자유 금속 이온 항이 어떤 항을 갖는지(D인지 F인지), 스핀다중도는 얼마인지(2S+1의 값), 배위화합물을 형성했을 때 바닥상태 항(D항이라면, T2g인지 Eg인지, F항이라면 T1g인지 A2g인지)은 어떤지 등을 고려하여 어떤 전자 배치를 갖는지 파악할 수 있다.
바로 밑 도표는 반으로 나뉘어져 있다. 추가로 설명하면 수직선은 약한장과 센장을 구분하는 선이다. 고스핀(약한장) 착물은 왼쪽 도표를 따르고, 저스핀(센장) 착물은 오른쪽 도표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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